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전날까지 어이진 폭탄세일로 21일에는 판매량과 매출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교보문고 판매량 변동은 크지 않았다. 21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1시까지 판매량은 10월 평균 일일 도서 판매량에 비해 약 2% 감소했다. 매출액도 약 2.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날 여행 도서를 정가에 구입한 이모(남·50)씨는 "마침 근처에 들를 일이 있어 나온 김에 필요한 책을 샀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 책값이 비슷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온라인 구매가 편리한 면이 있어 필요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두루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도서정가제에 대해서는 "당장은 부담이지만, 거품이 빠지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소비자가 어떤 가격이 적정가인지 모른다는 게 함정"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스템프 적립 쿠폰으로 받은 1000원 할인권으로 '청춘 인문학'을 산 한모(여·23)씨는 주로 오프라인 서점에서 도서를 구입한다. 그는 "오프라인 서점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책값이 싸도 온라인 구매를 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현장에서 책을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을 직접 보고 구입하거나, 급히 필요한 책을 사러오는 고객이 많은 오프라인 서점 특성상 도서정가제가 시행돼도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촌에 있는 중형 서점 홍익문고 역시 21일은 특별한 날이 아니었다. 홍익문고 직원은 "들어오는 손님이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거나 늘었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평소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정 도서 정가제에 대한 기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 홍익문고 박세진 대표는 "온라인 서점에서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할인판매를 하던 며칠 사이 우리는 매출이 20% 감소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대표는 "도서정가제는 우리와 무관한 정책"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할인율을 제한해도 인터넷 서점에 공급률 50%로 들어가는 책을 우리는 70%로 받는다"면서 "할인율 정가제가 아니라 공급률 정가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부터 각 서점에 배포된 재정가 도서 3000종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평균 57% 인하된 재정가 도서를 팔면 이전보다 매출이 줄기 때문이다. 1만원 책을 7500원에 받아 판매했을 때 얻는 수익이 2500원이었다면 5000원 재정가를 받은 책을 75%인 3750원에 들여오면 수익이 1250원이라는 의미다.
한편 반값 할인, 폭탄 세일로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진 온라인 서점의 매출은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상승했다.
예스 24는 지난해 11월22일 대비 21일 주문량이 3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과 비교해도 36.7% 증가했다.
온라인 교보문고도 판매량이 상승했다. 교보문고는 21일 판매 권수와 매출금이 지난달 10월 평균 대비 각각 10.1%, 30% 상승했다고 말했다. 특히 매출액이 크게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